앞서 간 中·日추격… 우리도 우주로 간다

[2020 달 탐사위성 쏜다] '우리별1호' 발사 후 15년만에 우주 장기비전 첫 수립 의미
발사체 개발·통신 문제 등 난관 "투자 비용 두 배로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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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과학기술부가 발표한 우주개발사업 세부 실천 로드맵은 지구 관측에 머물렀던 우주개발의 물길을 지구 밖 우주로 돌리는 원대한 비전을 담고 있다. 우주개발 없이는 선진국 대열에 합류할 수 없다는 강력한 정부의 의지가 표명된 것이다.

▲ 달 탐사 어떤 의미

우주탐사를 처음 담은 로드맵은 달 탐사를 상징으로 내세워 기존 우주개발 방식의 변화를 꾀하겠다는 것이다. 먼저 '해외 기술을 사와서라도 일정을 맞추겠다'는 결과물 중심의 계획이 아니라, 기술을 자력화해 산업화로 나아간다는 목표를 담고 있다. 예를 들어 2017년 한국형 발사체(KSLV2) 기술이 완성되면 2022년부터 남의 위성을 돈 받고 쏘아주는 상용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2016년부터 위성과 발사체 개발은 산업체가 주관한다.

장기적으로는 치열한 우주경쟁을 벌이는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해 지구 밖 외계의 개척과 활용에 발을 담가두겠다는 의미도 있다. 항공우주연구원 백홍열 원장은 "지금까지는 국가적으로 당장 필요한 위성과 로켓 개발에 급급해왔지만 이제 시야를 넓혀 우주를 향한 꿈과 비전을 갖게 됐다"며 "장기적으로 우주를 개척하고 활용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 달까지 갈 수 있나

아직 한번도 자체 제작 발사체로 위성을 궤도에 올린 적이 없는 우리가 13년 뒤 달에 위성을 보낸다는 계획에 의구심을 품을 이들도 있을만하다. 사실 우리나라는 1992년 48㎏의 초소형 위성 우리별1호 발사로 위성개발에 진입한 후발국이다. 이후 15년간 숨가쁘게 4기의 과학위성과 2기의 실용위성을 개발했을 뿐이다.

하지만 2017~20년이면 지구를 관측할 위성과 발사체 기술이 완성돼 우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게 정부와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2017년 완료될 KSLV2는 1.5톤의 위성을 저궤도에 진입시킬 수 있는 300톤급 규모다.

최근 중국의 달 탐사위성을 쏘아올린 장정이나, 내년 국제우주정거장에 우주인 고산씨를 데려다 줄 소유즈 등이 모두 300톤급인 것을 감안하면 KSLV2를 원용해 달 탐사위성을 발사한다는 계획이 무리는 아니다. 백 원장은 "KSLV2를 통해 지구를 이탈하는 기술은 확보되는 셈"이라며 "위성의 무게만 가볍다면 이정도 발사체로 달까지 가는 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 해결해야 할 난관은

물론 난관도 많다. 위성의 경우 지구 환경과 달리 막대한 태양풍과 우주방사선에 시스템이 손상되지 않도록 하는 기술이 추가돼야 한다. 더 큰 문제는 추진 기관이다. 지구 궤도를 도는 위성의 경우 궤도에 진입하는 역할은 발사체에 달려있지만 지구궤도를 벗어난 이후부터 달에 접근해 달 궤도에 안착하는 것은 위성 자체의 추진기관을 이용해야 한다.

항우연 이주진 위성기술사업단장은 "위성 추진 기술은 전혀 개발경험이 없어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신도 자력으로 해결이 안 된다. 이 단장은 "지구의 자전으로 우리나라에서 달이 보이지 않는 시간에는 외국의 중계위성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발사체 개발도 갈 길이 멀다. 내년 최초로 소형 위성을 자력 발사할 KSLV1(170톤급)만 해도 2단 로켓 엔진의 경우 러시아의 기술협력을 얻어야 할 정도다. 항우연 이수용 발사체미래기술연구실장은 "추력이 큰 동시에 정확도를 갖춘 엔진기술을 확보하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당장 먹고 사는 데 활용되지 않을 달 탐사에 대한 비판도 있을 수 있다. 백 원장은 이에 대해 "우주탐사라고 무조건 큰 돈이 드는 것은 아니다"며 "현재 국민 1인당 5,000원 정도를 우주개발에 쓰고 있는데 1만원 정도만 투자한다면 충분히 꿈을 실현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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