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우주개발 민간기업 가세...동네 중기도 위성 띄운다
올해 태풍 5호가 일본 열도를 향해 접근하던 8월 4일 오전 7시 반경.
홋카이도(北海道) 다이키(大樹) 정 다목적공원 근처의 빈터에는 길이 3.6m의 소형 로켓 ‘가무이’가 점화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 로켓을 설계하고 제조한 곳은 전 직원이 18명에 불과한 홋카이도의 중소기업 우에마쓰전기였다.
최근 중국 인도 일본 정부 간 우주개발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민간 부문에도 ‘우주바람’이 불고 있다.
우에마쓰전기는 전자석이 부착된 특수 기계를 제작하는 것이 본업이지만 본사 안에 높이가 50m에 이르는 중력실험탑까지 갖추어 놓고 로켓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가무이가 도달하는 고도를 60km까지 끌어올려 초소형 위성을 적은 비용으로 쏘아 올릴 수 있는 길을 연다는 것이 우에마쓰전기의 목표.
우에마쓰전기는 고체연료만을 사용하는 기존 로켓에 비해 비용을 2000분의 1로 줄일 수 있는 하이브리드 연료 사용 기술을 실용화했기 때문에 충분한 사업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일본 정부 산하기관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전담해 온 로켓 개발에 뛰어든 민간기업은 우에마쓰전기 같은 ‘동네 중소기업’뿐만이 아니다.
9월 15일 가고시마(鹿兒島) 현 다네가시마(種子島)우주센터에서는 달 탐사위성 ‘가구야’를 실은 H2A로켓 13호가 우주공간을 향해 날아올랐다.
JAXA의 시설을 이용하고 JAXA기술자들이 안전관리를 맡은 점은 종전대로였다. 하지만 로켓 발사를 담당한 주체는 JAXA가 아닌 미쓰비시중공업이었다. 일본 우주개발 사상 처음으로 민간이 로켓 발사에 성공한 것.
JAXA는 우주개발의 산업화를 위해 H2A로켓 개발 및 발사 부문에서는 앞으로 보조적인 역할만 할 방침이다. 일본 정부가 H2A로켓의 직전 모델인 H2로켓 개발을 시작한 20년 전부터 구상해 온 민관(民官) 역할분담 모델이 본격 시행에 들어간 셈.
위성 부문에도 로켓 부문과 마찬가지로 ‘동네 중소기업’의 활약이 눈에 띈다.
오사카(大阪) 부 히가시오사카(東大阪)우주개발협동조합은 2002년부터 오사카부립대 등과 함께 사방 50cm 크기에 무게가 50kg가량인 소형 위성 ‘마이도 1호’를 개발 중이다.
이 조합에는 항공기부품업체인 ㈜아오키 등 히가시오사카 시에 있는 10여 개 중소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마이도 1호는 우주에서 전기구름의 발생을 예측하거나 값싼 위성기술을 검증하는 등의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마이도 1호는 2008년 여름 JAXA의 온실가스 관측기술 위성인 ‘GOSAT’ 등과 함께 H2A로켓에 실려 우주로 향하게 된다.
이 로켓에는 도쿄(東京)도립산업기술고등전문학교 학생들이 제작한 위성도 동승한다. 고등전문학교란 고교와 2년제 대학의 교육과정을 하나로 통합한 학교.
이 학교 학생들은 3년 전 20여 명으로 구성된 ‘우주과학연구동호회’를 만들어 한쪽 변이 15cm 크기인 기상관측 실험용 소형 위성을 제작해 왔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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