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눅스「변화하는 시장, 기회는 이때」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전망은 밝지만’ 실제 업계 관계자들은 ‘먹고 살 걱정’이 더 앞서기 때문이다. 중국의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지난 2년 동안 겉으로는 화려했지만 대중의 관심을 끌지 못하면서 이제 기술력 향상에 주력하는 등 정중동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실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시장에는 다양한 변수가 개입할 수 있기 때문에 변화 예측이 쉽지 않다. 시장뿐 아니라 정부 정책, 그리고 업체들 스스로도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 이 같은 시장 변화가 올 들어 외부로 분명히 표출되면서 업체들의 행보가 빨라진 것이다.

정책 측면에서는 2가지 정책이 올해부터 새롭게 실시된다. 정품 OS 소프트웨어 탑재와 기업의 소프트웨어 정품화 프로세스다. 또 시장 측면에서는 수년간의 검토를 거쳐 중국의 오픈 소스 업체들이 정부에서 기업 시장으로, 범용 시장에서 주문 제작 시장으로 목표 시장을 옮기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업체들간 제휴와 통합도 새롭게 주목받는 이슈다. 지금까지 오픈 소스 업체들간의 통합시도는 많았지만 아직까지 모범적인 성공사례는 나오지 않고 있다. 그러나 올해는 특히 예년과 달리 동종 업체간 통합 보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중비아오소프트웨어 비즈니스 부총재 친융은 지난 23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IT 업계에서 변수가 가장 많은 업종이 바로 리눅스 업종이다. 보는 사람마다 관점이 다르기 때문에 2~3년 후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대규모 투자가 유입되거나 통합이 수시로 발생할 가능성이 늘 상존한다”고 밝혔다.

노벨과 레드햇이 중국 리눅스 시장 판도 바꿔
지난 4월 발표된 ‘2006~2010 중국 리눅스 전망 및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05년 중국 리눅스 시장 규모는 1180만 달러에 달했으며 성장률은 27.1%로 2004년에 비해 4.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년 동안 오픈 소스 시장의 양대 글로벌 업체인 노벨과 레드햇이 시장에 새롭게 진입하면서 기존의 리눅스 시장체계가 무너지기도 했다. “과거에는 모든 업체들이 각각의 시장을 갖고 있었으며, 해외 업체의 시장은 또 달랐다. 정부와 국유기업의 거대 프로젝트는 중비아오루안과 홍치가, 그리고 전력, 철도 등 각 산업 영역은 터보리눅스가 장악했지만 지난해부터 이 같은 시장 균형이 모두 깨졌다. 오픈 소스 시장 경쟁이 격화되기 시작한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 연구기관이 지난해 중기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노벨이 32.9%의 시장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으며, 출하량의 30% 정도가 중국 리눅스 서버 시장으로 유입됐다. 물론 일부 리눅스 업체들은 이 보고서에 의문점을 제기하고 있기도 하지만 한 가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은 노벨과 레드햇의 시장 진입으로 중국 업체들이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는 점이다. 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인재쟁탈전까지 심화되고 있다. 친융은 “리눅스 관련 인재는 매우 제한적이다. 레드햇 중국 사장의 경우 인재 사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며 원망 섞인 말을 토로했다. 실제로 인재쟁탈전의 영향을 받은 기업은 중비아오루안뿐만이 아니다. 중커홍치, 터보리눅스 등도 지난 몇 년 동안 적지 않은 인재를 빼앗기는 수모를 당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인사는 “재조정 작업이 분명히 시작될 것이다. 국내외 리눅스 업체들이 모두 재조정의 기회를 찾고 있다. 그러나 아직 성공사례는 없다”고 밝혔다.

IDC 애널리스트는 “전체적인 시장 상황은 이 같은 격렬한 경쟁을 수용할 수 없는 구조다.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리눅스 업체들간의 협력, 연합, 심지어는 합병까지도 모두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최근 2년 동안 CCOSS와 중커홍치, 중커홍치와 터보리눅스, 터보리눅스-홍치-CCOSS 3자 통합, 중바오루안과 중커홍치 등 리눅스 업체들의 통합 관련 보도가 끊이지 않았다. 친융은 “이러한 소문이 모두 진실은 아니다. 그러나 업계가 실제로 통합을 위해 움직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며, 대부분은 비밀스럽게 추진되고 있다”며 통합 측면에서 중비아오루안도 몇 가지 작업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CCOSS CEO 차오동은 “리눅스 업체들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이 상당한 실력을 갖춰 진정한 통합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기술적인 표준에서 통일을 이뤄야 사용자들이 다양한 표준에 스스로를 적응시킬 필요가 없게 된다. 이는 리눅스의 발전에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쉽지는 않은 일이다. 실제로 이사회의 자본 지원이 필요한 문제이지 슬로건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고 밝혔다.

정부 지원 줄어 업체별 활로 찾아야
시장 측면에서는 올해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시장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정책이 발표됐다. ‘컴퓨터 정품 운영시스템 소프트웨어에 관한 통지’로 정책 발표 후 한 달이 지났지만 아직 이렇다 할 변화는 없는 상황이다. 터보리눅스, CCOSS, 중비아오루안, 중커홍치 등 몇몇 업체 관계자들은 이번 정책으로 당장 제품 주문이 발생하고 있지는 있지만 더 많은 PC 업체들이 리눅스 데스크톱 제품으로 눈을 돌리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4월 9일과 10일, 신식산업부, 판권국, 상무부, 재정부 등 4개 정부부처가 공동으로 ‘컴퓨터 정품 운영시스템 소프트웨어에 관한 통지’와 ‘정부부처의 컴퓨터 구매시 반드시 정품 운영시스템 탑재 통지’가 발표됐다. 통지에 따르면 중국 국내에서 생산, 판매되는 컴퓨터에는 반드시 정품 운영시스템 소프트웨어가 탑재돼야 한다.

이 정책의 직접적인 수혜자는 말할 것도 없이 MS다. 이 통지가 발표되던 시점에 MS는 미국에서 레노보, 방정, 칭화동방, TCL 등 4개 업체와 거액의 운영시스템 구매계약을 체결했다. 이중 레노보가 계약한 것만도 12억 달러를 넘어서는 규모다.

그러나 데스크톱 시장에서 MS의 최대 경쟁상대는 리눅스다. 따라서 정품화는 리눅스 업체들에게도 희소식이다. 물론 아직까지 리눅스를 대량으로 주문한 사례는 없다. 칭화즈광이 앞으로 선보일 노트북과 PC에 리눅스 소프트웨어를 탑재하겠다고 발표한 것이 전부다.

중커홍치는 데스크톱 시장 전망을 낙관하고 있는 기업 중 하나다. 중커홍치 마케팅 총괄 겅정치앙은 HP가 최근 발표한 노트북에 홍치의 데스크톱 OS가 탑재됐다고 밝혔다. 거의 대부분의 PC 주류 기업과 2선 업체들이 홍치와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글로벌 기업들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홍치는 HP 외에도 레노보 등 더 많은 OEM 업체들과의 제휴를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겅증치앙은 데스크톱 리눅스 시장이 올해 대폭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홍치의 경우 데스크톱과 서버 판매량은 3:7 정도로 올해 데스크톱의 판매량을 대폭 증가할 예정이다. 겅증치앙은 “정품화가 MS에 상당히 유리한 측면이 있지만 리눅스 업체들에게도 커다란 잠재 시장이 열린 셈이다. PC 시장은 원가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PC 업체들이 리눅스 데스크톱을 채택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칭융은 주문형 시장에 대해서도 낙관하고 있다. 그는 “얼마 전에 비교적 규모가 큰 협력 파트너와 상담을 마쳤다. 이 PC 업체가 수십만대의 중비아오 데스크톱을 출시할 예정”이라며, 물론 MS나 리눅스 중 선택해야 하겠지만 주문형 정품은 두 진영에 모두 좋은 기회라고 강조했다. MS가 4대 주요 PC 업체들과 계약을 맺기는 했지만 이들 업체 외에도 중국에 200여개의 PC 업체가 존재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리눅스 업체들의 진입 공간도 상당히 큰 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중비아오루안의 올해 데스크톱 판매량이 1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시장은 대부분 OEM이다. 친융은 현재 약 100개 PC 업체들이 중비아오루안과의 제휴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차오동은 브랜드 PC에 대한 정품 운영시스템 탑재 정책은 리눅스에 호기이며, 자사도 일부 PC 업체들과 접촉하고 있으나 몇 가지 테스트가 남아있다고 밝혔다.

정부 시장에서 기업 시장으로 중심축 이동
중국의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최근 2년 동안 20% 이상 성장했으며, 이 성장의 주요 동력은 대부분 정부 시장이었다.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도 2004년부터 2005년까지 추진된 정부의 대규모 소프트웨어 정품화로 오픈 소스 업체들이 활로를 찾았다는 데 별다른 이견을 달지 않는다.

그러나 이 같은 정부 구매시장도 이제는 어느 정도 포화 상태에 이르러 새로운 시장 발굴이 절실한 상황이다. 올해만 해도 정부구매 시장에서 얻을 수 있는 수익이 대폭 줄었으며, 이는 리눅스 업체들이 ‘자체적으로 인력을 양성하고 발전을 꾀해야’ 할 시점이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배경에서 나온 기업 소프트웨어 정품화 정책은 분명 리눅스 업계에 좋은 기회다. 기업 소프트웨어 정품화 프로세스는 2006년 이후부터 국가 관련 부서의 중점 사업으로 포함됐다. 국가판권국 부국장 옌샤오홍은 국무원 기자간담회에서 2005년 정부부문의 소프트웨어 정품화가 대부분 완료됐으며, 이제는 대기업들의 소프트웨어 정품화에 나서야 할 때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국가판권국, 신식산업부, 상무부 등이 공동으로 협력할 예정이다. 또 이 발표가 나오기 바로 전에는 레노보, 차이나텔레콤, 중국석유화공회사, 지멘스 등 300개의 국내외 유명 기업들이 인민대회당에서 ‘기업의 정품 소프트웨어 사용 발기문’을 채택하고, 정품 소프트웨어 사용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사항은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기업 시장에 거는 기대가 큰 것이 정부 시장의 포화 때문이라는 점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인사는 지난 몇 년 동안 리눅스 업체들은 정부 구매의 혜택을 톡톡히 누렸으며, 앞으로는 더 많은 사용자 확보와 각 산업 분야에서의 관심 유도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부 구매로 일부 리눅스 업체가 호황을 누렸지만 근본적인 시장 체질을 개선하지는 못했다”고 지적했다.

친융은 중비아오는 산업 시장에서 리눅스가 확대돼야 진정한 애플리케이션이 성장할 수 있으며, 리눅스 시장도 성숙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각 산업별 시장을 중요하게 생각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수년동안은 정부가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를 지원했다. 그러나 정부 지원이 줄어들면 리눅스 시장도 결국 시장경제의 논리를 따르게 될 것이다. 따라서 기업들도 스스로 발전하는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 우리도 마찬가지로 정부의 육성 정책에 힘입어 급속히 성장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중비아오는 올해 금융, 통신, 제조업 등 각 산업 분야로의 시장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주문형 데스크톱으로 난국 돌파

친융은 기업 시장이 확대되려면 서버가 데스크톱 시장에 도움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서는 차오동도 동의를 나타냈다. 데스크톱 시장에 집중하고 있는 차오동은 현재 데스크톱 제품의 기업 시장 진입이 쉽지 않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오픈 소스 업체들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는 있지만 전체 산업발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기본적인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리눅스 업체들은 한편으로는 더 많은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업체들과의 직접 협력을 꾀하면서도 또 다른 한편으로는 새로운 방식으로 리눅스 데스크톱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차오동은 “리눅스는 제한적인 수요를 만족시키는 데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사용자 수요에 기반한 주문형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며, 현재 리눅스 데스크톱 시장에서 주문형이 정착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중비아오루안은 이 분야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하이얼이 40만대의 ‘지아지아러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를 주문했으며, ‘지아지아러’ 컴퓨터 제품군 중 4종의 제품에 대해 중비아오소프트웨어가 개발한 리눅스 데스크톱 시스템 플랫폼이 탑재되고 있다.

친융은 “전문가들과 일반 대중들의 전문적인 수요에 기반한 솔루션으로 MS와의 차별화가 이뤄지고 있다. 일반적인 시장에서라면 리눅스가 MS와 경쟁한다는 것이 그다지 현명한 일은 아닐 것”이라며, 리눅스 데스크톱 제품 측면에서 주문 시장 전망을 낙관했다.

정품 OS 정책 출현 배경
4월 9일과 10일, 신식산업부, 판권국, 상무부, 재정부 등 4개 정부부처가 ‘컴퓨터 정품 운영시스템 소프트웨어에 관한 통지’와 ‘정부부처의 컴퓨터 구매시 반드시 정품 운영시스템 탑재 통지’를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중국에서 생산되는 컴퓨터에는 모두 정품 운영시스템을 탑재한다. ▲ 수입 컴퓨터가 중국에서 판매되는 경우에는 판매 전에 정품 운영시스템을 탑재한다. ▲ 수입 컴퓨터는 수입 컴퓨터 수량에 부합하는 정품 운영시스템이 탑재됐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문서를 신식산업부에 제출한다. 컴퓨터의 생산자와 운영 시스템 공급자는 매 2년마다 신식산업부에 연간 컴퓨터 판매량, 운영시스템 탑재량을 보고한다. 해적판 소프트웨어 행위를 적발한 기업이나 개인은 판권 주관 부서, 신식산업 주관부서, 상업 주관부서 등에 관련 사실을 보고해야 하며, 사실이 확인되면 판권 주관부서가 관련 법에 따라 처벌한다.

이번 ‘컴퓨터 정품 운영시스템 소프트웨어에 관한 통지’와 ‘정부부처의 컴퓨터 구매시 반드시 정품 운영시스템 탑재 통지’ 발표는 정부 당국이 정품 운영시스템이 탑재되지 않은 PC의 유통을 철저히 차단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밝힌 것이다.

이 정책의 직접적인 수혜자는 말할 것도 없이 MS다. 이 통지가 발표되던 시점에 MS는 미국에서 레노보, 방정, 칭화동방, TCL 등 4개 업체와 거액의 운영시스템 구매계약을 체결했다. 이중 레노보가 계약한 것만도 12억 달러를 넘어서는 규모다.

또 대부분의 리눅스 업체들도 정품화가 리눅스 업계에도 도움이 된다며 환영하는 분위기다.그러나 아직까지 데스크톱 리눅스에 대한 대량 주문은 성사되지 않고 있다.

장란 ( CNET China ) 2006/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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