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밖에서 붙어보자” 中-日-印 ‘우주 전쟁’
中은 내달 발사… 달 이어 화성탐사도 추진
印 “시기상조” 논란속 내년 4월 발사 계획
중국과 일본, 인도 등 아시아 신흥 우주강국의 우주탐사 경쟁이 불을 뿜고 있다.
일본의 달 탐사위성 ‘가구야’를 실은 H2A 로켓 13호가 14일 가고시마 현 다네가 섬 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일본의 달 탐사 프로젝트는 올 하반기와 내년에 시작될 중국, 인도의 달 탐사보다 한발 앞선 것으로 가구야는 12월부터 1년간 달의 고도 약 100km 상공에서 각종 관측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가구야는 일본 전래동화에 나오는 ‘달에서 온 공주’의 이름을 딴 것이다. 사진 제공 아사히신문
중-일-인 3국은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1년 새 모두 달 탐사 위성을 발사하고 늦어도 2025년까지는 달에 유인 우주선을 착륙시킨다는 계획이다.
1960년대 치열한 우주탐사 경쟁을 벌였던 미국과 러시아도 기선을 놓칠세라 달에 유인기지 건설 계획을 세우는 등 바야흐로 본격적인 우주 개발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일본, 달 탐사 위성 발사 선두 장식=일본의 첫 번째 달 탐사 위성 ‘가구야’가 14일 오전 10시 31분 일본 가고시마(鹿兒島) 현 다네가(種子) 섬 우주센터에서 H2A로켓 13호에 실려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아시아 신흥 우주강국 3국의 달 탐사 위성 발사 경쟁에서 선두로 테이프를 끊은 셈이다. 가구야 발사는 1969년 미국의 아폴로 우주선 발사 이래 최대의 달 탐사 프로젝트로 불리는 ‘셀레네(SELENE) 프로젝트’의 첫 단계 사업이다.
일본우주항공개발기구(JAXA)에 따르면 가구야는 약 3t의 본체에 X선이나 적외선, 감마선 센서 등 14종의 관측기기와 하이비전 카메라를 탑재했으며 달 궤도에 들어가 본체에서 분리될 무게 50kg의 자(子) 위성 2개를 갖고 있다.
가구야는 이들 관측기기를 이용해 12월부터 1년간 달의 고도 약 100km 상공을 돌며 달의 기원과 진화 연구를 위한 자료 수집은 물론 미래의 달 이용에 필요한 다양한 관측을 수행한다. 하이비전 카메라로는 달의 지평선에 뜨는 지구의 모습을 찍어 보내올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이 탐사 계획을 위해 1999년부터 로켓과 지상 설비를 포함해 약 550억 엔(약 4400억 원)을 투입했다. 이번 가구야 발사 성공으로 일본의 H2A로켓은 7번 연속 발사에 성공한 기록을 갖게 됐다.
▽중국, 우주 강국 꿈꾼다=중국은 달 탐사를 위한 첫 위성 발사는 일본에 뒤졌지만 미국 러시아에 이은 우주 강국으로의 부상을 꿈꾸고 있다.
중국이 처음 우주 개발에 착수한 것은 1958년 5월로 벌써 반세기 전의 일이다. 중국은 1970년 4월 처음으로 인공위성 둥팡훙(東方紅) 발사에 성공했지만 이후 지지부진하다 1992년부터 본격적인 우주 개발에 들어갔다.
1999년 11월 첫 무인 우주선 발사에 성공한 데 이어 2003년 10월 유인 우주선도 성공적으로 발사해 달 탐사를 위한 기초 체력을 확실히 다졌다. 중국의 달 탐사 계획은 다음 달 30일 달 표면 탐사를 위한 위성 ‘창어(嫦娥) 1호’가 처음 발사되는 데 이어 2012년 무인 우주선 달 착륙, 2017년 유인 우주선 달 착륙 및 귀환 순서로 진행된다.
창어 1호는 1년 동안 달 상공에서 200km 떨어진 궤도를 돌면서 달 표면의 3차원 영상 촬영과 달 물질 탐사, 달 표면의 온도와 지각 두께 측정, 지구와 달 사이의 우주환경 조사 등 크게 4가지 임무를 수행한다.
중국은 나아가 화성 탐사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중국은 올해 3월 러시아 연방우주청과 화성 공동탐사를 위한 합의문에 서명했다. 중국은 2009년 10월경 독자 개발한 탐사기를 러시아의 로켓에 실어 합동으로 발사할 예정이다.
▽뒤늦은 인도, 타당성 논란 속 우주 개발 박차=일본, 중국보다 뒤늦은 1999년에 본격적인 우주 개발에 뛰어든 인도는 아직도 우주 개발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인도는 아직도 절반이 넘는 사람이 절대빈곤 상태에서 생활하고 있다. 따라서 이런 상태에서 일본 중국과 우주 개발 경쟁을 벌이는 것은 ‘사치’에 해당한다는 반론이 만만치 않다. 우주 개발 비용으로 학교와 병원을 짓자는 목소리가 작지 않은 것.
하지만 인도 역시 우주 개발의 열망은 중국, 일본 못지않다. 1980년 첫 위성 발사 성공에 이어 올해 4월 첫 상용 위성 발사에 성공한 인도는 내년 4월에 달 탐사 위성인 ‘찬드라얀 1호’를 발사할 계획이다.
무게 525kg인 찬드라얀 1호엔 X선 분광기와 X선 태양 관측기, 20kg의 착륙기도 탑재돼 있다. 찬드라얀 1호는 달 상공 100km 궤도에서 2년간 달 궤도를 돌면서 달 극지에 물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달 지표면의 사진과 측량 자료를 보내올 예정이다.
인도는 나아가 2015년 유인 우주선을 발사하고 이를 토대로 2020년엔 달에 유인 우주선을 보내 착륙시킬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인도는 총 15억 달러를 투입할 방침이다.
▽달에서 자원을 찾아라=1960년대 옛 소련과 미국의 달 탐사 경쟁이 자국의 과학기술 수준과 국력을 과시하기 위한 수단이었다면 이번에는 본격적으로 달의 자원을 탐사하고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다.
지구에 아예 없거나 희귀한 자원이 혹시 달에 있지 않나 알아보기 위한 것. 30여 년 전 이미 달에 우주선을 보낸 미국과 러시아가 또다시 달 착륙선을 보내고 2020∼2032년 달에 유인기지를 세우려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또 이들 우주 강국은 달 탐사를 발판으로 화성의 자원까지 탐사해 우주 자원의 시대를 연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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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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