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엔지니어 2명이 말하는 ‘구글 창조력’의 비밀
천체 망원경 없이도 안방에서 인터넷을 통해 1억 개 별, 2억 개의 성운을 고해상도로 관찰할 수 있는 이 서비스가 ‘창조적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낸 대표적 사례’라는 것이다.
윤 부회장이 부러워한 구글의 이 같은 창조력은 ‘20% 타임제’라는 독특한 조직 문화에서 비롯됐다. 구글 스카이뿐만 아니라 지메일, 구글 맵스 같은 히트 상품이 모두 ‘20% 타임제’를 통해 탄생했다.
‘20% 타임제’를 전파하려고 방한한 구글 미국 본사의 엔지니어 미셸 리베스크(여) 씨와 콜린 윈터 씨를 5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구글코리아 사무실에서 만나 창조경영의 비결을 들어 봤다.
이들은 2주간의 일정으로 일본 한국 중국의 구글 지사를 돌며 20% 타임제의 방법론과 성공 사례 등을 직원들에게 강의하고 있다.
○창조경영의 엔진 ‘20% 타임제’
일단 20% 타임제가 정확히 무엇인지부터 물었다.
“모든 직원이 업무 시간의 20%는 자신이 원하는 창의적인 프로젝트에 쏟을 수 있게 한 구글의 제도를 말한다. 구글 초창기부터 시행돼 온 정책으로 구글의 창의적 경쟁력을 낳은 핵심 비결로 평가되고 있다.”(리베스크 씨)
20% 타임제를 통해 구글 직원들은 공식 업무와는 관계없는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발전시킬 시간을 보장받는다. 직원 모두가 일종의 개인 프로젝트를 운영하게 되는 셈이다.
이 제도의 핵심은 ‘개인 시간의 20%’를 통해 나온 아이디어가 ‘80% 시간을 투자하는 정식 프로젝트’로 발전될 수 있는 구조에 있다.
윈터 씨는 “구성원 각자가 시간의 20%를 투자해 추진한 프로젝트가 더 발전하게 되면 이는 정식 프로젝트로 승격될
수 있다”며 “이처럼 ‘20% 프로젝트’가 ‘80% 프로젝트’로 변하면 회사는 이에 필요한 인력과 장비, 자금 일체를
지원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어떤 과정을 거쳐 ‘개인의 20%’가 ‘조직의 80%’로 진화 발전하는 것일까.
리베스크 씨는 “우선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른 한 개인은 가슴속이 열정으로 가득 차서 사무실 동료들에게 그
아이디어에 대해 계속 말을 하게 된다. 같은 공간의 동료들은 서로 각자 어떤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지를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고
말했다.
그 다음 직원들은 사무실이나 복도 게시판에 자신의 아이디어를 포스터 형식으로 붙이기도 하고 온라인 게시판에
올리기도 한다. 주기적으로 열리는 회사 강연 자리에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시범 형식으로 만들어 약 15분 동안 발표할 수도 있다.
이런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마음에 드는 프로젝트를 발견한 직원들은 그 동료의 프로젝트에 동참하겠다고 지원할 수
있다. 어떤 직원들은 ‘내게 이런 능력이 있으니 이런 기술이 필요한 프로젝트를 가진 사람은 연락하라’는 자기광고를 내 동료들의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도 한다.
○창조의 대가는 동료의 인정
리베스크 씨는 “구글 스카이, 지메일, 구글 맵스 등이 모두 이처럼 개인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프로젝트”라며 “20% 타임제가 가장 혁신적인 구글 상품을 만들어 낸 것은 정말 흥미로운 일”이라고 말했다.
윈터 씨는 “현재 진행되는 이런 프로젝트는 셀 수 없을 정도다. 수천, 수만 개쯤 될까. 그 모든 아이디어가 구글이 미래에 선보일 잠재된 창조적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이런 자율이 창조적 아이디어만 낳는 것일까. 자율이 나태를 부르지는 않을까. 이런 의문에 대해 두 사람은 단호하게 “노(No)”라고 답했다.
“직원들 사이에는 ‘회사와 동료들이 날 이렇게 믿고 있는데 내가 그들을 실망시켜서는 안 돼’라는 일종의 정서적 그물망이 있다. 이런 자율성과 유연함은 회사와 동료들이 서로를 신뢰해 주기 때문에 가능하다.”(윈터 씨)
그렇다면 그런 창의성에 대한 대가는 무엇일까.
리베스크 씨는 “돈보다 동료들의 인정(peer recognition)을 받는다는 것이 무엇보다 멋진(so cool) 대가”라고 말했다.
“생각해 보세요. 구내식당을 지나갈 때마다 사람들이 내 뒤에서 ‘저 사람이 구글 맵스를 만든 엔지니어래’라고 속삭일 때의 짜릿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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